자유게시판

봄비/하영란

초록정원 2010. 4. 23. 16:01

봄비/하영란그



대 내려오는 발길에도

꽃잎은 마음이 무거워져 내린다

그대가 지상으로 손을 뻗어

살포시 꽃잎 어루만져도

생채기 내지 말고

빈 마음 가득 채우고

흔적 없이 흐르기를


지상에서 사랑에 빠진

영혼들은 그대의 사랑에 흠뻑 젖는다.

그대는 오로지

조용히 가 닿았을 뿐인데

왜 그리도 몸을 부비며 흔들까

새잎을 낳기 위해서였을까


지구 반 바퀴 걸어온 그리움은

연잎 위에서 이슬방울 되어 구르고 흐르고

그대는 바람 되어 어깨를 감싼다

아지랑이 살랑살랑 대는 맑은 날

배추꽃 되어

나비를 부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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